엄마의 책방 -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아가는, 고단하고 외로운 당신을 위한 독서 처방전
구정은.김성리.윤지영.홍선영 지음 / 아고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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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문제는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현실, 아이와의 상호관계를 처음부터 포기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정작 낳아놓고 나면 엄마와 아이를 동시에 내리눌러서 그 아름다운 관계가 성공을 향한 힘겨운 사다리 타기로 변하게 만드는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위력!-34쪽

사람들은 대개 여성학이나 여성운동을 여성의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사회문제, 사회 자체를 여성의 눈으로 보는 것이 여성학이다.-51쪽

같은 여성이면서도 삶의 양태가 다른 것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여자와 어머니의 대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본능에 충실한 이기심이 여자의 얼굴이라면, 본능을 억누른 이타적 사랑이 어머니의 얼굴이다.-93쪽

제대로 틀을 갖춘 아동 개념도, 교육 체제에 대한 역사적 통찰도 없는 채로 시험 제도만 들쑤시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교육은 결국 사회. 문화적 전통과 같이 가는 것이고, 사회 전체에 대한 통찰력 있는 접근 속에서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는 것.-113쪽

'보시'라는 말이 있다. 자비의 마음으로 다른 이에게 조건없이 베풀었을 때 느끼는 극한의 이타 정신을 의미한다. 누구나 내 아이가 세상에 소금이 되길 바라고, 아름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가? 마음속에 가득한 상처와 외부의 편견으로 괴로워하는 그 아이들의 슬픔에 보시를 하게 해보면 어떨까? 내 아이를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따뜻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있는 아름다운 방법이 될 것이다. -176쪽

길들인다는 것은 내 방식대로 상대를 움직인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측면에서는 공감이 없는 소통의 방식이 될 수 있다. 공감은 내가 너를 알고 너는 나를 알아서 우리가 되는 감정 상태이므로 공감하면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공감이 없으므로 소통이 힘드고 자연적으로 상대를 나의 의도대로 움직이기 위해 길들이는 것이다. 이 길들이기에서 우리는 소통불능의 늪에 빠진다. 그런데 공감하고 소통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이 문제다. 무엇이든지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 사회에서 언제 춤과 노래로 신을 부르고 신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많은 것들이 즉시 전송되는 이 시대에 굳이 님의 눈썹을 닮은 달을 보면서 님을 그리워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우리는 공감 없는 소통을 하면 살고 있다. -184쪽

소통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상대의 말을 들어주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그의 생각에 어느 정도의 공감을 가져야 하는데, 그 말을 끝까지 듣는 것 자체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가족일 때에는 더욱더 어려워진다. 그냥 듣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공동으로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인내심을 쉽게 바닥나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204쪽

포기하고 자제하는 마음만 있다면 유쾌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방법은 도처에 있다. 그런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어릴 때부터 의지를 다지고 학업을 통해 시야를 넓힐 기회를 가졌던 사람들에게서만 그런 힘이 나온다. -253쪽

아이들의 노동이 그저 착취에 불과한 노예 노동인가, 아니면 미래를 위한 바탕이 되는 노동인가를 가르는 것은 그 내용과 질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문제는 아이들과 가족들, 아이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삶과도 연결돼 있다.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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