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50억 년 전에 우주가 형성되었지만 지구가 탄생하기까지는 100억 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46억년 전 지구가 탄생한 이후 최초의 생명이 탄생하기까지는 또 38억 년 전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우리 사람이 탄생한 것은 그 후로 거의 38억 년을 꽉 채워 기다린 뒤였다. 지구의 역사를 팔을 벌린 길이만큼이라고 가정하면 사람의 역사는 손톱을 갈면 손톱 끝에서 떨어져 나오는 부스러ㅓ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역사 속의 우리 존재를 알고 나면 스스로 겸허해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긴 역사 동안 우리와 함께 살아온, 아니 우리보다 훨씬 오랫동안 이 지구에서 살아온 다른 많은 생물들에 대한 경외심이 저절로 우러날 것이다. 알아야 사랑하게 된다. -68-69쪽
"만약 어떤 이론이 진실한지, 혹은 그 이론을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지를 논의하려고 한다면, 누군가 그 이론에 대해 내세우는 반론 자체에 대해서만 답변이 이루어져야지. 결코 그 반론의 동기를 문제 삼아서는 안된다." -176쪽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의사소통communication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오랫동안 의사소통이란 '서로에게 유리한' 느낌, 생각 따위의 정보를 주고받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이 같은 관점은 1980년대로 접어들며 일군의 행동생태학자들에 의해 확실하게 뒤집힌다. 의사소통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상대를 조종하는 행위라는 게 이들이 내좋은 새로운 관점이었다. 신호를 보내는 쪽이 뭔가 얻을 게 있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시도한다고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193쪽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이 DNA는 어떤 방법으로든 계속 자기복제의 길을 걸을 것이다. DNA가 이룩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 중 하나가 인간의 두뇌를 만들어낸 일이다. 뇌는 우리 인간을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창세기 22장 17절)" 만들어주는 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 그 뇌가 이제는 섹스 없이도 유전자를 다량으로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204쪽
비교란 어짜피 아슬아슬한 것이다.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여자란 모름지기 인생에서 두 남자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남편과 그와 비교할 수 있는 또 다른 남자를."-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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