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면, 그 사람과 함께 먹고 싶다면, 그 마음이 간절하다면 분명히 사랑을 하고 있는 거다.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 게 맞는지 궁금하다면 혼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 사랑을 확인하는 리트머스종이, 그게 바로 맛있는 음식이니까.-17쪽
고흐는 수많은 절망을 딛고 일어나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고흐가 불멸의 화가가 될 수 있었던 건 생계조차 꾸리기 힘든 가난과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담함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렸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데생을 배우는 대신 밀레의 그림들을 모사하여 독학으로 기초를 다지고 하루종일 지칠 정도로 꾸준히 그림을 그렸다. 고흐가 자신의 '위대한 스승'이라고 칭했던 밀레는 "그림에 모든 것을 다 걸었다"고 말했고, 고흐는 밀레의 그림뿐 아니라 그의 철학과 인생을 예술의 길잡이로 여겼다. -114쪽
... 나도 돌이켜보니 내가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진심을 이용한 적이 많았다. 누가 나를 좋아하는지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사귈 생각도 없으면서 술 취하면 콜택시를 부르듯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고, 같이 밥 먹을 사람 없어도 전화하고, 주말에 약속 펑크나면 전화하고, 우울하면 술 한잔 하자고 불러내고...... 내가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사귈 생각도 없는 남자를 스페어타이어처럼 묶어두고 다녔다. 그것도 몇 번이나, 난 그들을 '희망고문'했다. -154쪽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온갖 바쁜 척은 혼자 다 하며 가족한테, 친구한테 전화가 오면 "미안, 지금 바빠서 그러는데 이따 전화할게"하고는 툭하면 잊어버리는 나는 지금도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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