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뭐하러 그 먼길을 갔지, 그간의 긴 시간을 헤아리면서 나를 탓했다. 쫓기듯이 돌아오는 길, 내내 비가 내린다. 내릴 곳을 지나쳐 우산도 없이 비맞고 되돌아 오는 길도 한없이 쪼글아들었다. 지극히 수동적이고 내성적이고 말보다는 글이 편한, 난 늘 한박자씩 늦게 북치고 장고를 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갔겄만... 저자는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을 날씨처럼 받아들이라고 한다. "아침에 커튼을 걷고 하늘을 보는데 날이 흐리면 누구나 실망한다. 하지만 아무도 종일 그에 대해 '대체 오늘 날씨는 왜 이럴까? 누구에게서 비롯된 사태인가?'하며 반추하지는 않는다. 그냥 '날 흐리네......' 하고 넘어가고 만다(p189)". 난 가을비가 내내 뭔가를 말하는 거 같다. 그래서 날씨처럼 넘어가지가 않는다. 너무 막연하게 나열했다. 이게 나의 한계다. 제대로 마음 속을 쌈박하게 끄집어 내지도 못하는 바보같다. Why don't you come to your senses? 맴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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