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탐닉 - 삶의 질문에 답하는 동서양 명저 56 고전 탐닉 1
허연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6월
구판절판


샤르트르 실존주의의 근간은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라는 명제에서 시작된다. 존재existence는 규정되기 이전의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말한다. 본질은 규정된 이후다.-63쪽

한 사람을 만들려면 아홉 달이 필요하지만 죽이는 데는 단 하루로 족해. 우리는 그걸 뼈저리게 깨달은 셈이지. 그러나 메이, 한 인간을 완성하는 데는 아홉 달이 아니라 6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해. 그런데 그 인간이 다 만들어졌을 때, 이미 유년기도 청년기도 다 지난 한 인간이 되었을 때, 그때는 이미 죽는 것밖에 남지 않은 거란다.-72-73쪽

인간은 하루 중 3분의 1은 일하고, 3분의 1은 잠자고, 3분의 1은 여가로 보낸다. 일하는 3분의 1을 파헤친 사람이 마르크스라면, 여가를 정리한 사람은 피에르 부르디외이고, 나머지 3분의 1을 분석한 사람은 프로이트다. 프로이드의 도전은 위대했다.-115쪽

모든 사람들은 전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도 유린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한 불가침성을 갖는다. 다수가 누릴 보다 큰 이익을 위해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해도 좋다는 정의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173쪽

사실 문명과 야만의 구분은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문화와 경험, 환경 등에 따라 기준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을 획일화하는 순간 그건 폭력일 뿐이다. -181쪽

[미디어의 이해]라는 책을 이해하기 위해 먼전 만나야 하는 문장이 있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고 도구는 인간을 만든다"라는 구절이다. 매클루언은 인간이 주도한 미디어의 발달은 곧 인간의 감각기능을 확장한다고 주장했다. 즉 책은 눈의 확장이고, 바퀴는 다리의 확장이며, 옷은 피부의 확장이고, 전자회로는 중추신경계의 확장이라고 본다. 감각기관의 확장은 곧 감각체계의 변화를 가져오고, 이렇게 변화된 인간의 감각체계는 다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미디어 자체가 곧 메시지라는 이야기다. -195-196쪽

살아온 환경에 따라 사람들은 각기 다른 문화를 접하고 습득한다. 이 과정을 통해 클래식이 즐거운 사람과 클래식만 들으면 하품이 나오는 사람이 나뉘는 것이다. 그럼 환경은 무엇 때문에 나뉘는가. 결국 돈과 권력이다. 역으로 말해 그 사람의 문화 취향을 보면 그 사람의 정치적, 경제적 환경을 알 수 있는 것이다.-206-207쪽

사람들은 자식을 통해 자신이 더 놓은 계급에 속하는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그런 꿈을 꾸는 사이 자신의 현재 계급은 점점 낮아진다. 슬픈 현실이다.-208-209쪽

지멜의 방법론은 당시 사회학자들과는 달리 미시적인 데가 있었다. 그는 사회란 "상호작용에 의해 연결된 수많은 개인을 지칭하는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사회 담론이 인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 개인은 개인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사회는 그 방식의 총합이라는 주장이었다.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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