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다. 공기는 뽀송하다. 가을이다. 소설을 소설처럼 읽으라는 '소설처럼'을 소설처럼 읽었다. 가끔씩 소리내어 읽었다. 글자가 살아서 움직인다. 아무런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오로지 책속의 글과 나 뿐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자... 책읽는 아이의 목소리에 귀만 기울이면 된다. 자꾸만 뭔가를 배우게 하고, 익히게 하고, 교육과 어른의 개입이 들어가는 순간, 책은 아이를 괴롭히는 괴물이 된다. 무엇을 어떻게 읽든 아이에게 맡겨라. 아님 책만 읽어줘라. 아무 조건 없이 기다려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기다림의 길이와 깊이와 비례한다는 점을 명심해라. 더더욱 책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라.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묻지도 말고, 그냥 책만 큰소리로 읽어줘라. 제발 당부한다. 책에 나오는 글자 이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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