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습한 바람이 불더니 소나기가 억수같이 내렸다. 오는 길은 그야말로 앞이 깜깜했다. 아주 조금씩 움직여 겨우 왔다. 처음 차를 끌고 나간 날이 꼭 이러했다. 그때는 눈까지 내렸다. 살면서 이런 때가 가끔씩 있다. 혼자만 남아 있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 주변에 아무도 없는 느낌이 가득했다. 길위의 차들은 아주 조심조심,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조심이 필요한데. 인도(人道)가 차도(車道)보다는 우선되어야 하는데. 사람은 간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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