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2월
구판절판


나팔 소리와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여섯 마리의 송아지가 끄는 마차에 실려 다가오는, 아름답고 숭고한 거인 안탈라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나는 갑자기 온갖 소란 속에서 분노와 공포와 고통에 사로잡혀 침묵에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깊이를 모를 심연의 슬픔, 그 밑바닥에서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74쪽

거인들이 실재하고 있다는 달콤한 비밀을 폭로하고 싶었던 내 어리석은 이기심이 이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을 나는 마음 속 깊이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써낸 책들은 포병 연대보다 훨씬 더 확실하게 거인들을 살육한 것입니다. 별을 꿈꾸던 아홉 명의 아름다운 거인과 명예욕에 눈이 멀어 버린 못난 남자, 이것이 우리 이야기의 전부입니다.-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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