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리얼리스트에 올라오는 댓글이야말로 블로그를 살아 있게 해준다. 독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나는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저마다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다. 내가 한 젊은 여성의 헤어스타일에 완전히 반했다면, 어떤 사람은 그녀가 신은 플립플랍이 멋지다고 생각한다.-5쪽
멋진 스타일을 결정하는 건 과연 무엇일까? 내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다. 우리는 멋진 스타일이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완벽하게 아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나는 조심스레 의견을 달리한다. 내 생각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야말로 종종 더 흥미로운 자기표현을 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나 더러는 마음이 젊은 사람들의 패션이 흥미진진한 것이며, 바로 이런 사람들이 패션을 발전시킨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발견하려고 애쓴다. -7쪽
나는 사람들이 소라게 같다고 생각한다. 일정한 사회적인 역할로 가장하기 위해 겉껍질을 갈아입는 것 말이다. 우리는 '역할'을 입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들의 패션을 볼 때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눈의 탐욕'을 챙기게 된다. 그 사람이 무엇을 입었느냐보다는 어떤 요소가 내 스타일에 맞는가를 찾는 것이다. -27쪽
사람들의 기본 욕구 중 하나가 남들이 자길 이해해 주길 원하는 것이라고. 나는 그가 옷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그의 어떤 부분을 이해했고, 그가 사진 찍는 데 동의한건 그 때문이었다. -215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훌륭한 스타일이란 눈에 띄고 금방 알아볼 수 있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만의 멋진 스타일을 갖기 위해선 자기 자신에 대해 정말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263쪽
무릎 위에 잡지를 펴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룩을 하나, 둘, 셋과 동시에 손가락으로 짚는 놀이다. 이번에는 혼자 책장을 천천히 넘기며 '진정으로' 좋아하는 룩에 표시를 했다. 나이를 먹었어도, 옆에 친구가 없어도, 이 놀이는 여전히 재미있다. 이 놀이를 하며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멋진 룩이란 결코 옷이나 가방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화창한 미소, 발목의 타투, 예상치 못한 위트, 아니면 삶에 대한 어떤 태도가 될 수도 있다. -5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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