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
이권우 지음 / 해토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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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책을 오락가락 읽으며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왔나 되돌아 보았다. 얼마 생각할 필요도 없디 얼굴부터 화끈거렸다. 그것이 옳다고 여기면 타당한 비판도 들으려 하지 않은 어리석은 날들도 있었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려 하지 않은 한심한 날들도 있었다. 좌이든 우이든, 흑이든 백이든 반드시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 나날도 있었다. 생각과 방법을 달리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열린 마음보다 싸우고 이겨야 한다고 여긴 적도 많았다. 늘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우를 범하며 살아온 것이다. 때늦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정신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으니, 앞으로는 반성과 회의, 조화와 균형을 화두로 삼아 용맹정진하려 한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이래서 생긴 모양이다. -18쪽

책 읽기의 가치는 남을 이해하는 데 있다. 어차피 책을 쓴 사람은 남이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 귀를 기울이며 나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나는 다시 읽으며 이번에는 작품을 쓴 작가가 아니라, 그 책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을 이해하기로 한 것이다. -89쪽

가난은 원조나 시혜로 해결되지 않는다. 원조는 경제종속을 부른다. 개인적으로 베푸는 자는 도덕적 우월성에 빠지고 받는 자는 도덕적 안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한 상품에 담긴 익명성의 장막을 걷어 내고, 그 속에 담긴 일하는 이들의 땀을 본다면, 가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보인다. 일찍이 맹자도 말했다. 남의 어려움을 보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어짊의 실마리라고 말이다. -112쪽

조한혜정의 글에는 386세대에 대한 적확한 비판이 담겨 있다. 이 세대가 한마디로 성찰성과 심미적 성향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 세대를 길러낸 것이 군사독재였으니, 태생적으로 그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국 사회를 바꾸어 낼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은 지금의 386세대들이 가장 고심해야 할 과제는 바로 상대주의적 사고력과 심미적 감수성을 길러 가는 일이 아닐까"라는 말은 이 세대가 가슴에 새겨 둘 만한 말이다.
......

"강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수동적이지 않은 성찰적 주체가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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