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미술관 - 제미란의 여성미술 순례
제미란 지음 / 이프(if) / 2007년 10월
품절


루이즈 부르주아와 함께 우리 시대 가장 걸출한 페미니스트 조각가로 꼽히는 키키 스미스. 그녀가 만들어내는 여성들은 남성 미술가들이 전통적으로 만들어 온 여성의 아름다움을 거부한다. 나른한 섹시함과 에로틱 판타지로 그들의 욕망에 복무하는 대신, 여성의 몸을 저항과 위반의 메타포로 뒤바꿔 버린다. 여성의 몸을 가부장적 시선으로부터 떼어 내서, 그녀들이 살아온 몸의 체험 그대로 되살려낸 것은, 현대미술에서 그녀가 이룬 최고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6쪽

이리가레이 등은 여자의 말이 이성과 합리성으로는 설명될 수 없고, 남성 지배의 담론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사유 과정이라고 말한다. 여자의 말은 한 곳에 집중되지 않은 성감대처럼 다중적이고, 촉각적이며, 유동적이고, 열려 있다. 이러한 특성은 열등한 것이 아니라 그들과 다.른.것이다.-46쪽

리지아는 뫼비우스의 띠를 자르는 행위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심리적 모순을 극복한다. 객관 세계와 내부 충돌 사이에서 오는 모순점. 그녀는 이 과정을 통해 이원성의 수렁에서 스스로를 건져냈다고 말한다. 그녀는 말한다. "뫼비우스의 띠느 우리를 한계 없는 시간의 경험 속에 살게 해 주고 계속되는 공간의 경험 속에 살게 해 주는 것이었다."-64쪽

왜 하필 카드게임을 주제로 한 타로 공원이냐는 질문에 그녀(니키 드 생팔)는 그 안에 삶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삶이 카드게임이라면 우리는 그 룰을 모른 채 태어났다. 하지만 게임은 계속돼야 한다. 타로카드는 그저 게임일 뿐일까. 아니면 그 이면에 삶의 철학이 존재하는 것인가?... 타로는 영적 세계와 삶의 시련에 대한 위대한 이해를 주었다. 그리고 모든 어려움ㅇㄴ 극복될 것이며 결국 내적 평화와 천국의 정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124쪽

"나는 늘 모순들을 생각하고, 모순된 형태로 작업하는 것을 생각해요. 그것은 온통 부조리한 이 삶 안에 존재하지요. 내겐 모든 것이 대립적이에요. 중간이란 존재하지 않지요."
도무지 함께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극단이 무심하게 병존하며 일으키는 기이한 모호성. 이 모호성이 그녀(에바 헤세)에게로 가는 키워드다.-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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