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사이드는 역사라는 "진실된" 설명들은 단지 권력의 유지와 물질적 이득에 부합하도록 조정된 문화 전략들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33쪽
권력은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확립된 언어구조를 지니며 사회에 부과된 모든 형식들은 이 언어구조를 통해 만들어진다. "진리"는 이러한 권력적 소수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들은 하나의 담론을 통해 작동함으로써 주체가 자신의 목표와 잘 맞게끔 체계적으로 통제한다. -34쪽
권력은 앎을 목표로 함과 동시에 그것을 구성하고 지배하기 시작한다. 반대로 지식은 지식 없이는 수행될 수 없는 권력을 낳는다. 이러한 권력과 지식의 사용은, 믿음을 창출해 내고 "자연적"이고 "정상적"인 모든 것들을 규정하는 담론을 생성시킨다. -35쪽
동양은 의도적으로 차이와 특수성을 강조하고 결과적으로는 사회들을 비인간화시킨 고대 문헌, 문학, 언어학, 인류학적 발견들에 의해 연구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은 결코 중립적인 과학이 아니었다. 하지만 영토를 어떻게 점유하고 관리할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만드는 동기들과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전제에 영향을 미쳤다. 그들의 이러한 가정 저변에는 동양은 파행적이고 개발되지 않았으며 열등하고 자신을 규정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독단적인 편견이 깔려 있었다.-52쪽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명백해졌듯이, 문화와 예술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서 구조를 감독하는 제국의 기반이 된다. -66쪽
사이드는 역사-말하기라는 탈서사적 양식을 통해서 문화의 형성에 개입하기 시작하고 주체가 체계에 종속되는 것을 금한다. -85쪽
영토를 지배하고자 하는 투쟁이 역사의 일부인 것처럼,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의미를 위한 투쟁 역시 그러하다. 비판적 학자의 임무는 하나의 투쟁이 지닌 강력한 구체성과 또 다른 투쟁이 지닌 두드러지게 세련된 공상성이라는 대조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둘을 분리시키지 않고 서로 연결시키는 데 있다.
문화 비평가는 자신을 사회적 맥락 안에 논쟁적으로 위치 지우는 한편으로 고정된 기원들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그 맥락을 넘어서고자 애쓰는 사람이다. -87쪽
서브얼턴Subaltern 서브얼턴이라는 서브얼턴 연구 모임(the Subaltern Studies group)이 그람시의 '옥중수고(the Prison Notebook)'에서 가져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람시 역시 오리엔탈리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들은 단지 용어만 차용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 용어의 의미가 확장되었으며, 최근에 이르러서는 문화 연구자와 인류학자들에 의해 모든 형태의 피억압 상태와 권력관계에서 소외된 집단들을 가리키는 폭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는 현존하는 지배서사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자기-재현의 실행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복을 향한 이러한 노력은 주변을 중심으로 불러들이게 되며, 엘리트적인 글쓰기와 해석에서 일반적으로 간과되는 서브얼턴의 역사를 생산해 내게 된다. -9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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