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라고 하는 데 가을같다. 더위 속에서도 하늘이 맑으면서 높게 보이고, 파랑색과 흰색의 구분이 선명하고 한참이나 멀리 있다. 선뜻하니 서늘한 기운도 느껴진다. 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MBTI 관련 글을 읽었다. 나를 알고 서로를 알면 훨씬 행복할 텐데... 알고자 하지 않고 바꾸려고만 한다. 큰소리가 오가고 상처를 주고 받으며 헤어지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먼저 나를 잘 봐주는 거, 타고난 성격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그리하면 행복할 수 있단다... 참, 영화 '아저씨'를 보는데, 뜬금없이 누구에게나 옆집아저씨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동체, 대가족, 서로에게 기꺼이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야 더 나은 미래가 되지 않을까. 너무 각박하다. 제새끼도 버리고, 에미에비도 모른 척하는,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누구세요' 하는 얼굴로 살고 있으니, 옆집아저씨가 있으면 좋겠다. 옆집아줌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