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품절


우리는 그렇듯 "비교도, 비유도 허락되지 않는 울음"에 대해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면서 다만 기다려볼 따름이다. 배우고 가르치고 베풀면서 고대해볼 따름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는 날을.-21쪽

모두들 읽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감히 '안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책, 그래서 '지금 읽고 있어'가 아니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는 책이 소위 고전이다. -26쪽

문체를 뜻하는 영어 단어는 스타일style인데, 스타일은 표준이나 규범으로부터 일탈된 자신만의 '독자적인 표현 방법'을 말하며 그래서 '품위'란 뜻도 갖는다. 즉 '스타일이 없다'는 말은 '품위가 없다''평범하다'란 뜻이 된다. -72쪽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요구는 폭투처럼 컨트롤이 안 되는 요구다. '근본적인 변화'라는 건 아무도 정의/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와일드'하며, '정의正義'를 닮았다. 단, 그것이 '근본주의'에 붙들리지 않는 한 말이다. 하지만 '폭투로서의 정의Justice as a Overthrow'가 힘을 갖기 위해서는,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혹은 위엄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야 한다. -110쪽

언제나 그렇지만, 선정적인 건, '대상'이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시선'이다. -137쪽

다시 반복하자면, "법은 정의가 아니다. 법은 계산의 요소며, 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정당하지만, 정의는 계산 불가능한 것이며, 정의는 우리가 계산 불가능한 것과 함께 계산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아포리아적인 경험들은 정의에 대한, 곧 정당한 것과 부당한 것 사이의 결정이 결코 어떤 규칙에 의해 보증되지 않는 순간들에 대한 있을 법하지 않으면서도 필연적인 경험들이다. 그러한 경험이 없다면, 그러한 경험들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법은 정의에 대해서 아무런 할말(권리)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237-238쪽

한국에서 수반이론을 말하고 김재권을 대단한 철학자로 추켜세우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의 이론이 보편적이거나 최고의 심신이론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한국인, 적어도 한국계 철학자이기 때문이다.(비록 그가 한국어를 거의 잊었다고 하더라도). -271쪽

지젝이 기대하는 것은 미국(초자아)과 제3세계(이드) 사이의 합작이라는 현재의 '억압적 탈승화' 국면에 대항하기 위해서 유럽이라는 자아의 역량을 회복/확장하는 것이다.-299쪽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회피하거나 얼버무리지 않고, 외상적 실재와, 혹은 적대와 직접 대면하는 것이다. 오역의 실상과 직접 대면함으로써만, 그런 자극과 충격을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만, '나의 번역'은 개선될 수 있다. 창피하다거나, '인신공격'이라거나 하는 것은 부차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366쪽

우리가 현재 순간에 어떤 행복, 평온, 희망, 자부심, 기쁨 따위를 맛볼 수 있다면, 그것은 망각의 능력 덕분이다. 망각은 반응적 힘이 스스로를 능동적이게 만드는 능력이다. -3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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