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기에 보는 행위는 읽는 행위에서 마지막 열매를 맺는다. 다시 말해 다같이 눈으로 하는 행위이지만, 보기는 눈만으로 하는 것인데 비해 읽기는 눈이 머리와 더불어, 또 마음과 더불어 해내는 것이다. -47쪽
외운다는 것은 각각 자기 삶의 역사를 부조浮彫하는 일, 조소彫塑하는 일이다.-59쪽
읽는다는 것은 '아는 것'도 '아는 짓'도 아니었다. 그건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나 아닌 다른 뭔가가 되는 것. 그렇게 나만의 세상이 만들어 지는 걸 실감하곤 했다. -85쪽
정말이지, 작품에서 얻어내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나의 삶과 목숨은 허전하게만 느껴졌다. "내게는 왜 이런 일들이 없었을까?" 몇 번을 묻고 또 되물었다. 그러다가 겨우 눈치 챈 것이 있다. 삶을, 또는 생활을 피동적으로, 그저 타성대로 살아서는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101-102쪽
우리는 글이나 책만 읽는 게 아니다. 보는 것, 듣는 것, 냄새 맡는 것, 그리고 만지는 것, 이 모두를 읽는다. 오늘날 기호론은 그걸 가르쳐주었다. 세계, 우주, 하늘, 파도, 그 모두를 읽는 것은 사람이다. -103쪽
글 읽기는 즐거움이어야 한다. 재미가 쏠쏠 해야 한다. 흥청망청해야 한다. -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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