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8년 7월
품절


'아무리 도서관이 거대하다 할지라도 똑같은 두 권의 책은 없다'는 것이다.-22쪽

삶이 불가해하다는 것, 그것이 어느 날 일상에서 툭 튀어나온다는 것, 그래도 삶은 어떻게든 계속 이어진다는 것.-57쪽

느림과 기억 사이, 빠름과 망각 사이에는 어떤 내밀한 관계가 있다.-151쪽

무엇을 읽는다는 것은 "혼자 남은 상태에서 고독 속에서만 발휘되고 대화가 시작되면 이내 사라져버리는 그 지적 능력을 계속해서 누리는 상태에서 다른 사유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152쪽

<박사가 사랑한 수식> 같은 책을 읽다가 수학의 아름다움에 잠깐씩 넋을 잃곤 했다(수학에 대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허수라는 것은 양수만 생각한 사람들에게 놀라운 유연성을 선물했다는 것. 음수는 사람들이 이루지 못한 꿈과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혹은 사람들이 이루지 못한 꿈이 너무 많아서 음수를 만들어냈다는 것. 분수란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수많은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엔 분수만큼이나 많은 다양성이 있다는 것).-166쪽

다른 존재가 된다는 건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수적인 것, 익숙하고 통념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것, 지독하게 실천적인 것, 전복(顚覆)을 사랑하는 것, '진리란 무엇인가?'라고 묻지 않고 '어떤 진리냐?라고 묻는 것, 새로운 영토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든 항상 떠날 수 있는 태도를 갖는 것에 달려 있다.-177쪽

"놓쳐버린 추억은 필요 이상으로 고약하다. 그것은 삶을 꾸며내기 위해 끊임없이 말한다."-211쪽

지식과 무지, 열렬함과 무관심, 들끓음과 평온함, 불일치와 확신, 폭력과 평화, 갈망과 관찰, 거대한 우주 앞에서 우리는 이런 식으로 존재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275쪽

왜냐하면 책이란 다름 아닌 사랑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고 결국 어떤 책을 사랑하느냐는 그 사람의 속성, 그 사람의 자존감, 그 사람의 희망, 그 사람이 꿈꾸는 미래, 그 사람이 살아온 삶, 그 사람의 포용력,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정확히 짚어주기 때문이다.-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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