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구판절판


2004년 로셸 알메이다는 [애도의 정치학]에서 특별히 여성의 애도 작업 4단계를 제시한다. 상실의 현실 수용하기, 고통과 슬픔 통과하기, 망자 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죽은 자에 대한 감정을 재조직하고 삶과 함께 나아가기. 의존 대상이던 배우자를 잃었을 때 여성에게는 특히 자립과 생존의 문제가 더 무거운 현실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28쪽

울음을 잘 참는 사람을 강한 사람이라 여기는 인식은 언제쯤 생겨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두려움이나 불안감에서 비롯된 편견이아닐까 싶다. 슬픔을 참는 이들은 대체로 한번 울음을 터뜨리면 자기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일단 울기 시작하면 절대로 그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에 지배당하기도 한다. 잘 갈무리된 사회적 얼굴을 헝클어뜨리는 순간 자신이 해체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우리는 불안 때문에 슬픔을 감추면서 날마다 더 많은 불안감을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211쪽

상실한 대상, 과거의 자기를 떠나보낼 때 마음 깊은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일은 내면의 부모 이미지, 내면의 아기도 떠나보내는 일이다. 우리는 오래도록 부모나 교사가 성장기 내내 만들어준 바로 그 모습으로 살아왔다. 우리의 꿈 역시 부모의 꿈이 그대로 주입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여전히 내면의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채 부모에게서 배운 생존법을 구사한다.-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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