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명랑'의 코드로 읽은 한국 사회 스케치
우석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0월
품절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국토생태를 포함한 종합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노무현 정부의 정책 기조는 사실 박정희의 유신경제보다도 더 성장 이데올로기에 가깝게 다가와 있다. 산업화에 따른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린벨트와 조림정책에 대한 이해만큼은 박정희가 종합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경제주의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금융정책과 부동산정책 그리고 장기투자전략을 기준으로 비교하자면, 지금의 경제정책은 요상한 방식으로 7년간 이 나라를 지배한 전두환 시절의 경제정책보다 더 근시안적으로 단기실적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전두환 시절과 산업정책을 비교하는 건 상당히 미안한 일이지만, 실제로 그보다 낫다고 하기는 어렵다. -39쪽

개혁할 때는 작은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의 의견 그리고 온갖 종류의 눈치를 전부 보던 그 신중함을 보였으면서 왜 한미 FTA에 임해서만 '용기'와 '패기'를 앞세우는 벤처 경영방식으로 바뀌는가? 대한민국, 이제는 결코 벤처기업이 아니다. 지금 빨리 가면 대통령과 몇 사람이 행복해지겠지만, 조금만 더 신중하면 여러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 -70쪽

세상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답하려고 시도한 사람과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결국 많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106쪽

한마디로 믿고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는 세대를 우리는 사는 셈이다. -161쪽

'자신의 모자람과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어 남들이 알게 함'이라는 부끄러움을 통해서 한 세대가, 그리고 한 시대가 협력 진화할 수 있는 것 아닐까?-163쪽

"속도감, 그것은 쾌감이지만, 인생은 쾌감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프로이트가 마지막 저서 [문명의 병] 첫 장에서 지적한 말이다.-172쪽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발생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사회학에서는 '사악한 결과'라고 부른다. -203쪽

경제를 먹여 살리지는 못해도 소비유목주의에 대항하여 유일하게 정착과 고요함의 문명을 만들어, 시대의 변화를 조금이라도 제어하고 차분한 우리나라의 원래 문화를 유지할 가능성은 아직도 농업에 있다. -216-217쪽

우리나라 사람들은 껍데기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지만 껍데기가 아닌 것,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는 10원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238쪽

사실상 오늘날 우리가 싸워야 하는 태도는 타협이 아니라 포기이다.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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