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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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도 사촌 사이 같지 않은 사촌인 그들은 싸움에 휘말려 서로를, 그리고 잉글랜드를 갈가리 찢어놓았다. 그러나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한 연중의 농사, 철이면 철마다 해야 하는 쟁기질과 씨레질,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 수확하는 일도 계속되어야 하는 법이었다. 영혼의 씨앗을 뿌리고 잡초를 뽑고 수확하는 이곳 수도원과 교회의 일상도 마찬가지였다. (17쪽)

내 경험하기로, 산다는 게 편하고 평화스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네. (34쪽)

죽음과 유사한 수면의 상태와 깨어 있는 삶이 엇갈리는 지극히 짧은 순간마다 그의 기억을 차단하고 있는 장막이 얇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장막은 얇아지기만 할 뿐 결코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148쪽)

극단의 상황에 처할 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야말로 생존에 가장 큰 힘이 되는 법이다. (167쪽)

해야 할 의무 이상의 첵임을 스스로에게 지워서는 안 되지.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야 마음껏 후회하고 고백하고 참회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죄를 스스로 짊어지는 건 다른 얘기요. 하느님의 평가만이 유일하고 정당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185쪽)

지난 다섯 세기 동안 누군가 특정 시기에 특정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물론 세상은 달라졌겠지. 하지만 그 세상이 지금의 세상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만일이라는 가정은 아무리 해봐야 의미 없는 것이오. 그보다도 우리가 서 있는 현실에서 출발해야지. (186쪽)

왕가의 사람들이 권력을 차지하고자 서로 치고받는 곳에서는 저열하기 짝이 없는 또 다른 인간들이 제 이익만을 쫓아 조금의 망설임이나 자비도 없이 시류를 이용하리라. 캐드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저열한 인간들이 날뛰는 곳. 범죄가 만연하고 정의가 실종된 곳에서는 근방의 집집이 온갖 악행의 제물이 되는 법이다.(306쪽)

사실의 한 토막만을 가지고 어떤 사태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법이거든. 비록 그 한 토막의 사실이 자백처럼 명명백백한 것이라 해도 말이지. 다른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바가 없지 않느냐.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찾는 일에 있어서는 특히 신중해야 해. (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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