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의 기쁨을 방해하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 (12쪽)
삶의 곡선이 서서히 위를 향해 올라간다. 입에서 콧노래가 술술 흘러나온다. 이제는 걸어가다가 예쁜 꽃을 보면 눈길도 주고, 지팡이를 이용해 장난도 치고, 그렇게 생동감 넘치게 살아간다. 다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앞으로도 위기는 다시 극복할 것이고, 더 자주 그렇게 될 것이다. (82쪽/139쪽)
어느 날 문득 ‘나는 정말 행복한가?‘라는 질문이 내 마음 속에 비눗방울처럼 살포시 떠올랐다. 당연히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행복하지 않은 것도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행복은 우리가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하나의 단어일 뿐이며 그 안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 그저 그것은 다른 것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다. 행복에 대해서 이렇게 깊게 생각하는 동안 질문이 바뀌었고 문득 궁금해졌다. ‘이때까지 지내 오면서 나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가장 즐거웠던 날! 웃음이 절로 나온다. (96-97쪽)
심리 분석은 무엇보다도 진실을 회피하고 무심했던 것에 대한 복수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상처를 냈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일은 아니지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127쪽)
마음이 무거울 때 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노래를 부르고, 경건하게 행동하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연주하고, 시를 짓고, 산책을 나가는 거다. (137쪽)
내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하면 오늘과 현재를 잃게 되고, 그것과 관련된 현실을 잃어버리게 된다. 넉넉한 시간과 관심은 고스란히 오늘에 허락하라! (151쪽)
내 삶이 그런 진통을 겪을 때마다 결국 나는 무언가를 얻었다. 그것들은 쉽게 감추어지지 않는 자유와 영혼과 심오한 감정들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몰이해와 아픔도 있었다. (156쪽)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화요일에 할 일을 목요일로 미루는 일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이 나는 불쌍하다. 그는 그렇게 하면 수요일이 몹시 유쾌하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한다. (182쪽/280쪽)
즉 우리는 적어도 한 번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판단 기준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의 표현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그대로, 도덕심이나 의협심, 혹은 근사한 겉모습 따위는 모두 떨쳐 버리고 우리의 충동과 욕구, 불안,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말이다. (220-221쪽)
우리가 받아들일 줄 모르고 사랑할 줄 모르며 고맙게 받아 마실 줄 모르는 것은 모두 독이가. 그리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있고 우리의 삶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생명이며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232쪽)
신이 생각했으며 여러 민족의 문학과 지혜가 수천 년 동안 이해해 왔던 인간은 자신에게 쓸모가 없는 것일지라도 그것에 대해 기뻐할 줄 아는 능력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기관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기쁨에는 항상 정신과 감각이 똑같이 관여한다.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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