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비비언 고닉 지음, 서제인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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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거리가 꽤 자주 나를 위한 작품을, 끝없이 이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내가 꺼내 보고 또 꺼내 보는 반짝이는 경험의 빛을 탄생시킨다는 걸 깨달았다. 거리는 내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내게 해준다. 거리에서는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11쪽)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근거 없는 믿음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그 사실을 자각한 채 살아가는 일이 삶의 과업이다. 외로움을 이겨낼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외로움이 죽음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배울 수는 있다. 그런 앎은 힘이 되고, 동맹이 되고, 무기가 된다. (73-74쪽)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된다는 근거 없는 믿음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그 사실을 자각한 채 살아가는 일이 삶의 과업이다. 외로움을 이겨낼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외로움이 죽음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배울 수는 있다. 그런 앎은 힘이 되고, 동맹이 되고, 무기가 된다. (73-74쪽)

통찰은 그것만으로는 구원이 되어주지 못했다. 나는 날마다 새롭게 말끔해져야 했다. 걷는 일이 나를 정화시켜주었고 깨끗이 씻겨주었지만 오직 그날뿐이었다. 그 일이 매일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걸어야 할 운명이었다. (79쪽)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언어는 일상적 용도로 쓰이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한다. (176쪽)

결혼은 친밀감을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유대감은 무너져 버린다. 공동체는 우정을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참여는 끝이 난다. 지적인 삶은 대화를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삶의 신봉자들은 괴상해진다. 사실은 정말로 혼자 있는 게 더 쉽다. 욕망을 불러일으키면서 그것을 해결해주려 하지 않는 존재와 함께 있는 것보다는. (216쪽)

"우리는 삶을, 사회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우리 눈에 들어오는 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윌슨은 이렇게 썼다. "우리가 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우리가 쓴 작품입니다" (중략) 그와는 반대로, 작업을 하지 않는 일, 심사숙고를 회피하는 일 역시 세상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편지를 쓰고자하는 욕구가 내 안에서 유산될 때마다 나는 ㅐㄴ가 비난하는 세상을 만들어낸다. 이야기를 하고픈 충동을 표류시킨다. 소음이 세상에 만연하게 내버려둔다. 편지 쓰기가 고귀한 일인 게 아니다. 자신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야말로 고귀한 일이다.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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