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23 소설 보다
강보라.김나현.예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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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그대로였다. 역시 나이가 문제인 걸까. 나는 자책하듯 속으로 되뇌었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쉽게 어울리고 쉽게 헤어졌다. 지금처럼 남을 의식할 필요도, 의식하지 않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었다. (10쪽)

‘나‘가 여행을 자주 다니던 이유는 ‘그 장소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65쪽)

그 실속 없는 하루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그의 하루가 아니라 나의 하루였다. (102쪽)

그를 보고 있으면 과연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게으른 듯하지만 어느새 주어진 일을 능청스럽게 해내고, 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농담을 던지기는 하지만 결정적으로 누구와도 적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109쪽)

어제와 비슷한 오늘도 괜찮은 것인지 아무에게나 묻고 싶었다. 봄이 오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눈앞에는 없었다. 정말로 오긴 오는 것인가. (134쪽)

이 소설에는 ‘삶은 통제되지 않는 것‘ 혹은 ‘삶은 우연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이 반영되어 있어요. 사실 계획을 세우는 일이란 통제되지 않는 삶을 손에 쥐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거든요. (139쪽)

잠을 오래 자다 보면 고즈넉하게 늙는 기분이 들었다. 치열하지 않아서 좋았고 남몰래 시간이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151쪽)

그렇게 신중하게 골라내며 선별한 단어가 종국에는 나를 초라하게 또는 아프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162쪽)

사람들은 과연 언제나 안전한 방식으로 관계를 꾸릴까요?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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