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박완서님의 글을 다시 읽었다. 오타가 있어, 읽는 이야 그 정도는 지나갈 수 있지만, 오히려 저자에게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뭐랄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염치, 부끄러움, 공감, 연민들이 고루 버무려져 있다. 특히, 참척을 당한 이의 마음을 곡절히 풀어 헤쳐, 죽은 이를 제대로 보내는 과정은 산 자가 편히 살기 위해서랄까...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일들을, 나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는 데도, 안일하고 안하무인 격이다. 정말로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아는 일'들이 도처에 있것만 끝까지 모른척 하고 살 수 있을까... 잘한다고 했는데, 천년만년 오랫동안 잘 살 것 같았는데, 어느새 늙고 아픈 상태가 되어 있다... 죽으면 가져갈 게 아무것도 없는데, 가져갈 수도 없는데, 아둥바둥, 특히 남을 무시하면서, 금방 드러나는 게 뻔한 데도 아닌 척, '부끄러워하고, 대범하게' 살아가야지.  


*대범한: 성격이나 태도가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으며 너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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