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여자
리지 스튜어트 지음, 하얀콩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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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나는 나를 둘로 나눠 본다. 앞으로 나아가는 여성과 뒤로 물러서는 여성의 모습으로. 내가 과연 어른처럼 보이는지, 어른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우리가 한 집단 또는 다른 집단을 공개적으로 설명하거나 무엇이 절대적이고, 올바른 행동인지를 말할 때 절반으로 나뉜 각각의 입장만을 따르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우리 편과 그들 편으로 나뉘어서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상대편에 대한 공격성과 혐오를 드러내고 그들을 각성하게 하기보다 탓하기만 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다른 일들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삶을 우리 삶답게 만드는 것들은 어디에 있을까? 많은 결혼생활보다 오래 지속되는 우정, 슬픔을 이겨 내는 것, 어려운 이별을 마주하는 것, 더 쉬운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흔치 않은 삶의 길을 택하는 것, 마음을 바꾸는 일이 언제나 괜찮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면, 휘장이라도 만들어야 할까?

나는 다시 한 번 엄마를, 30대의 어린 엄마를 떠올리며 이 도시가 구불구불하게 펼쳐진 끝없는 기회의 장소가 아니라 최대한 적은 혼란을 겪으며 풀어야 할 문제의 장소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중략)
도시에서 여성 보행자로 걷다 보면 전투적이고 피곤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나 스스로 책임자라는 점을 상기하게 되고 그것은 항상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나는 걷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걷는 것이 왜 나를 분명하게 바라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인지 알아내려 애쓴다. 나는 그것이 불확실한 사람인 나를 확고하고 능력을 갖추고 전진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는 걷는 것이 나를 머릿속을 떠나 세상으로 나오게 하기에 좋아한다. 걷기는 내가 삶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잘 모르지만 유색인종인 여성이 서양의 도시를 걷는 것은 아마도 나와는 다른 경험일 테고 내가 결코 만나지 못할 어떤 장애물을 마주쳐야 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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