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아무도 아닌', 각각의 소설의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진다.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주인공들의 이름(오제, 제희)도 합리적이다는 생각까지 드는 이유는 뭘까. 이렇게 생생하게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나고 일어났을 법한 일들이, 지금도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하면, 한꺼번에 단번에 읽기가 힘들다. 나의 경험이었고, 부모가 당한 일이었고, 앞으로도 일어날 일들이고, 너가 처한 어려운 상황도 되는데도...... 계급이 다르면 달라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밝힌 '아무도 아닌, 을 사람들은 자꾸 아무것도 아닌, 으로 읽는다'는 말처럼, 나에게 발생한 힘듦과 어려움, 고통, 분노, 상실 등을 아무것도 아닌으로 치환하여야만, 살 수 있기에, 그러지 않을까, 나는 그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도 아닌' 은 바로 '나' 라고. 그리고 내가 겪었고,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라고. 그렇다고 삶이 모두 그런거다라고 일갈할 수는 없다. 아픔도, 분노도, 욕구도, 모두가 상이할 거고, 알고 싶지 않은 타인의 취향을 절로 알고 싶지는 않다. 이름과 계급이라는 말, 곰곰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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