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드는 일 - 한 권의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파는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박혜진 외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언어는 인간의 도구만이 아니다. 그것은 변화하는 사유 그 자체이기도 해서 어떤 유행보다 더 빨리 소모되고 교체된다. 그럼에도 기어코 소모되거나 교체되지 않는 작가를 우리는 문호라 부른다. (12쪽)

원문에 대한 집착에이라는 함정에 빠지려 할 때면 문득 편집자의 감각이 깨어난다. 원어를 그대로 옮기려는 번역자로서의 나와, 좀 더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우리말 읽듯 번역서를 읽고 싶어 하는 독자 사이 어디쯤에서 말이다. (39쪽)

좋은 글이란 빼어난 글솜씨로 쓰인 문장들의 묶음이 아니라 정돈된 사유를 탁월하게 표현한 글이고, 좋은 책이란 존재 이유가 명확한 책이다. (46쪽)

자신의 진실성에 대한 책임을 자질로 거론할 수 있는 드문 직업이 편집자다. 한편 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눈에 비치는 현실이 폐허라면, 그것을 냉철히 응시하고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 그러고 보면 작가의 의무와 편집자의 의무가 다르지 않다. (52쪽)

결국 책을 통해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 삶을 바꿀 이야기와 만난다는 것은 감이 감나무에서 떨어지길 기다리기보다 훈련을 거쳐 인생 문장과 의미를 찾아 나서는 행위에 가깝다는 메시지다. (76쪽)

널리 읽히고 많이 팔린다고 해서 다 좋은 책은 아니며 좋은 책이라도 안 읽히고 안 팔릴 수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내가 참여한 책은 내재적 가치는 물론이고 대중적 호응도 뛰어나기를 바라는 욕심이 생겼다.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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