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소박한 밥상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특효약이 되는 것은 저절로 된 것은 아니리라. 우리가 경험하는 '양가감정, 자존감, 분노, 열등감, 후회, 불안, 허영, 획일화, 애착, 권태, 몰입, 승화, 자기실현 등등'의 감정들을 그녀 또한 느끼면서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면서, 추억 속의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으로 치유한 글이다. 물론 공부했기에 연결하고 통찰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음식은 중요하다. 인간의 욕구 중 하나이기도 하니. 무엇을 먹고 자라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도 달라진다고 본다. 먹고 자란 음식은 곧 삶의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가끔 70년대 여고시절, 도시락에 샐러드를 싸 온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계란, 소세지, 멸치, 김 등이 최대치였던 나는 그 샐러드가 너무도 신기했다.

엄마의 생신으로 모였다. 뷔페식으로 불러서 먹었다. 엄마는 남의 음식을 잘 드시지 않는다. 음식 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었던 이들은 만날 때마다 추억을 들려준다. 매년 김장김치와 무말랭이 김치는 공수받고 있다. 갈 때마다 고등어조림, 코다리조림, 미역국, 나물무침 등등은 과식에 과식을 부르니, 당신에게 식당 음식은 도저히 입에 맞을 수가 없으리라. 엄마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정성을 쏟아 부은 음식이 지금 우리가 살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 아빠는 매 순간 진실과 성실 그 자체였다. 가장 큰, 기도 손도 있다.

나의 부엌은 퇴직 후에 시작된 것 같다. 이러이러한 음식에 대한 추억을 말하는 아들과 남편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긴 했구나, 하는, 어쩌면 그리하여 자꾸만 뭔가를 만들려는 모드로 변해있다. 무의식적으로 주문한 재료를 대하는 순간, 후회가 밀려오지만 벌써 재료를 다듬고 있고, 오늘도 새벽배송으로 온 닭으로 백숙을 하려하니. 

음식은 온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만든 이의 정성이 먹는 이의 마음을 녹이고 다독이는 역할을 하는구나. 그래서 '밥은 먹었니'를 묻게 되고, 밥상에 둘러 앉아 먹으면서, 개개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모든 감정들이 하나씩 치료받게 되는구나. 어떨때는, 마음이 아주 불편할 때는 밥을 먹지 않겠다고 하니... 어린 시절 삐쳐있을 때, 엄마가 한 숟가락씩 먹여 준 일도... 일단 밥은 꼭 먹도록, 먹이도록, 해야겠다.ㅎ          


May your Christmas be happ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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