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ing 의미를 새롭게 알았다. 흑인 혼혈이지만 피부색으로 백인 행세를 하며 살고 있는 클레어, 흑인과 결혼하여 할렘가에서 살고 있는 아이린, 어릴 적 친구였던 그들은 본질은 같은데 완전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 진실과 거짓의 모습으로. 그로 인해 파생되는 자녀를 가졌을 때도 조마조마했다는 클레어, 아이린의 아이들은 드러난 흑인이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산다는 것, 우린 사회적으로 가면을 쓰고 살기도 한다. 그러나 본질적인 내용은 바꿀 수 없다. 가령, 인종, 부모, 더 나아가 내가 한 일을 아닌 척,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클레어는 '언제나 위험의 극단에 서는 것. 언제나 알고 있으면서도 물러서거나 피하지 않는 것. 그것도 타인이 받을 충격과 분노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럴 일이 없으리라는 것(14쪽)' 이러한 것이 그녀의 삶의 태도다.
아이린은 클레어가 수시로 드나드는 와중에 다 알고 있다고 믿은 남편에게서 아무 것도 아님을 알게 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결국, 클레어의 남편은 그토록 증오하는 깜둥이가 자신의 아내, 클레어였다는 사실로 분노하고, 아이린이 클레어를 밀었는지, 클레어가 스스로 떨어졌는지, 모를 결말로 끝난다.
패싱은 동질집단에게 힘을? 부리는 것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서로를 갉아먹는 부정과 분노를 먹이로 삼았다. 어쩌면, 아이린뿐 아니라 누구나 지금의 자신의 모습에서 패싱을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
패싱(passing)이란 어떤 사람의 외적 모습이 사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성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헤어스타일이나 옷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서부터 그 성별에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행동거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이 패싱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