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 곳이 좋아서, 그 곳의 그 시간이 좋아서, 그 곳이라서 글도 쓰고 사진도 찍은 저자는 동일하다. 사진이 참 많다. 예쁜 사진들이다. 글은 그다지 남아 있지 않다. 동일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그 곳에 가고 싶다는 욕망으로 우선 눈으로 들어와 기억과 추억의 꼬리를 문다... 일단, 프랑스에서는 뛸리히에서 마냥 앉아 있기. 몽소 공원 걷기, 뤽상부르 공원 잔디에 엎드려 있기. 몽마르뜨 언덕 올라가기. 퐁네프 다리에서 캐리커처 그리기. 세느 강변 따라 걷기, 개선문 올라가기. 기차타고 지베르니 정원 가기. 베르샤유 정원에 있는 미루나무 옆에서 사진찍기. 에펠탑 불빛보고 잠들기... 언제든 갈 수 있는 것과 가고 싶어도 못하는 것의 간극이 무지 깊다.  

그리고 번역을 잘 한 책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읽었다. 세밀하고 탁월한 묘사... '느긋하게 밥을 먹고 느슨한 옷을 입습니다'는 나의 일상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잠이 오면 잠자고, 배고프면 먹는 게 아니라. 의식적으로 심플하게, 그러나 흡족하게 이어지는 생활로 나아가기다.

잘가라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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