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권의 책을 들고 여기 저기로 돌아다녔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아직도 정답이 있기라도 한 듯, 애써 찾으려 한다. '여자 둘이 사는 이야기, 젊은 나이에 유럽으로 떠난 이야기, 누군가의 독서 이야기' 등등은 아쉬움으로 머물러 있다. 그때 알았더라면, 그 나이에 이들처럼 살았다면, 달라졌을까. 계속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강박같은, 그냥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벌써 손자들까지 본 동생은 편입하여 공부하는 걸까... 공부를 최고로 잘했던 동생은 여전히 올에이플과 일등을 하고 있다.. 나도 뭔가를 해야 할까.. 해야 하나.. 지난 해 아들은 마지막 학기를 혼자 살고 싶다하여 오피스텔로 내 보냈는데, 직장 구할 때까지 다시 들어오겠단다. 무지 자유로웠지만 월세가 너무 아깝단다. 하긴 학교도, 집도 모두 가까운 곳에 있으니, 그리고 조만간 자동차도 하나 더 필요할 듯 하다.. 난 거울을 볼 때마다 달라진 모습을 보고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시력이다. 책 읽기가 힘들어 지고 있다. 안경을 바꿔야 한다...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된 그녀의 이야기, 심플한 이야기지만, 과거의 아쉬움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 이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오랫만에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