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
김원희 지음 / 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들어 여행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몰랐던 세상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내가 살아온 세상과 내가 지나온 시간을 보러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25쪽)

누구나 좋다고 하는 곳을 누구나 다 좋아할 수는 없는 것. 그래서 여행의 색깔은 다채롭다. 우리는 남이 좋다고 하는 것을 본다.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아름다운 장소도 정말 많을 텐데, 그곳에 가본 사람이 없기에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81쪽)

이제 노년은 누구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이제는 자녀에게, 세상에 도움의 손길을 기대할 시대가 아니다. 다리가 아파도 묵묵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한다. (149쪽)

나이가 들면 사랑을 무색하게 만든다. 누군가가 나이든 누군가에게 잘 대해준다는 것은 사랑이라 말하기보다, 애긍*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설령 누군가가 나이든 그대를 모른 척하거나 적대시하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그것은 그가 그대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늙음, 그 육신의 추레함이 싫을 뿐이니까. (156쪽)

*애긍: 애처롭고 가엾게 여기다.

그래서 내가 독서를 좋아한다. 책 속의 작은 공간 하나, 책 속에 묘사된 그곳의 하늘과 땅, 식당, 기차역, 사람들, 은밀한 사랑과 모험, 그곳은 어떨까? 아이처럼 호기심을 가지게 하고, 그곳을 동경하고 그곳으로 떠나는 꿈을 꾼다. 지친 삶을 위로해주는 시간이다. 그리고 어느 시간 그곳에 내가 있을 때의 환희. (19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