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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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것은 없다. 다만 내 심장이 두근거리며 온몸이 뜨겁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기분을 잃어버리고 살게 될까 봐 두려웠다. (13쪽)

나는 항상 무리하는 편이다. 진짜로 더는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버티는 미련함이란. (32쪽)

나는 느릿느릿하게 행동하며 근엄하고 완고하며 검소하고 쌀쌀맞을 정도로 간결한 말투로 대답하는 노인이 되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무가치한 일로 치부해버리는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다. (82쪽)

우리는 잃어버린 사랑을 찾는 존재의 방황처럼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려고 애쓴다. 이토록 가망 없는 일에 목숨을 거는, 무력하고 고독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138쪽)

사람이 사람을 기다리는 일, 눈이 오고 바람이 불 때 멀어진 이가 돌아와 친밀감을 회복하는 일, 내가 울면 같이 울던 이를 기다리는 저녁이 온다. (175쪽)

바람직한 삶을 아직 잘 모른다. 그저 바람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하고 있는 일이 최소한 실패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타인의 탓으로 돌리지 않기를. (223쪽)

나는 상대방을 나의 감정과 해석으로 끌어당겨 실패한 적이 많다. 나와 분리된 존재 자체의 빛과 감각 그리고 습성까지, 있는 그대로 두는 것, 그를 그 자체로 발현되도록 두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도 아름다운 일인지. (238쪽)

나는 사람이 만든 모든 공산품 중에서 책값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만든 이토록 아름다운 창조물인 책이 적정 가격에 정가로 유통되면 좋겠다. (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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