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으로 간 시인 백석, 본명은 기행이다. 그 곳에서 그가 보고 듣고 느끼는 그의 온 마음을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단어를 끄집어 내어, 불행해지는 것쯤이야 두렵지 않을만큼 시를 쓰고 싶었는데... 자신을 제쳐두고, 자신을 없애고, 고백이 아닌 자백으로 시를 써야했다. 시집을 내고, 책을 읽으며, 사는 그런 소박한 삶을 꿈꾼 시인은 동토의 땅에서 멈췄다. 이미 죽은 사람으로. 그 겨울의 골짜기에서 얼어붙었다. 1912년 태어나 1996년에 죽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오감으로 싯구가 마음에 먼저 닿았을 시인은 어떻게 살았을까로 마음이 저렸다.
전쟁이 끝나고 백석이 1956년 다시 시를 쓰기하면서 일곱 해를 그 당시의 언어로 김연수가 되짚어 썼다. 그 당시의 언어가 백석이 쓴 시의 언어와 마찬가지 일거다.
*87쪽 고백[명] 숨긴 일이나 마음속에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솔직히 말하는 것
자백[명] (해당 기관이나 조직 또는 남들 앞에서) 자기가 저지른 죄과에 대하여 스스로 고백하는 것 또는 그러한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