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하다. 
떠나기로 한 여행이 자꾸만 미뤄지면서 대신,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작가는 여행에서 시간은 현재, 태도는 노바디(nobody), 방법은 신뢰와 환대... 인생 또한 여행이다로 말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지하고 묻는 말에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답이 절로 떠오른다.  
나의 여행 이유는 무얼까. 낯선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이때까지와 다른 모습이나, 아님 괜찮은, 바라던 모습으로 잠시 지내 본 경험을, 되돌아 와 지금 여기서 풀어가는 걸까. 모든 게 풀어져 흐물거릴 때 다시 떠나고, 그럼 이곳은 잠시 머무는 곳이 되고 가고자 하는 곳이나, 아님 이곳을 떠나는 그 자체가 이후의 생활에 힘이 되기에 여행을 가는 걸까...  먼 해외까지가 아니더라도 집 가까운 동네에서 근교까지 어디론가로 다니는 거 자체도 여행이니, 집을 떠나는 게 삶의 원동력이 되는 건 틀림없는 거 같다... '집에는 상처가 있다...... 사라지지 않고 집 구석구석에 묻어 있다.(64쪽)' 거창한 이유를 말하기가 뭐하지만, 좋으니까 떠나는 거다. 누군가 풀어 쓴 글을 읽고 숟가락을 얹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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