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여름 2019 소설 보다
우다영.이민진.정영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은 정말 알 수 없는 일투성이죠. 가장 이해하기 힘든 일은 누군가가 계속 죽고 누군가가 계속 태어나는 일이에요. 그것이 태초부터 반복되어온 섭리라는 거죠. (25쪽)

비극적인 사건들이 인생의 행복한 순간들과 뒤섞여 서로의 결과와 원인이 되기를 반복하는 이상한 삶은 특별할 것 없는 현실이 아닐까요. (46-47쪽)

되돌릴 수 없는 일을 되돌리고, 건너갈 수 없는 저편으로 건너가는 상상. 그것이 지난 선택을 바꾸진 못해도 다음에 다가올 선택에 길과 빛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49쪽)

"풍경에는 실제 장소에 대한 바꿀 수 없는 묘사가 있다. 그러한 모습들이 명시적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또한 암시적으로 보이는 풍경이 있다. 그 암시적인 풍경에 대한 감각이 본질적인 것이다."
(67쪽)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말하고자 한 것과 말해진 것 사이의 괴리는 언제나 곤혹스러웠다. (79쪽)

무엇보다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내가 그동안 보아 온 그들의 견딜 수 없는 점들이 나에게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서 아버지의 성급함과 무신경함, 어머니의 불안과 자기 연민을 발견할 때면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절망감에 빠져들곤 했다. (122쪽)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들이었던 게 아니라 마침 구원이 필요했던 두 사람이었을 뿐이라고. (124쪽)

더 좋은 선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이미 그어놓은 선을 지우고 덧대고 문지르는 것 외에도, 종이는 조금 더 들지 몰라도 수없이 다시 그어보는 방법이 있겠죠. 혹시 아나요? 백오십번째에 기가 막힌 선이 나올는지요. 그럼 그 과정을 지켜보지 못한 누군가는 말하겠지요. "어떻게 이런 선을 한 번에 그었어?" (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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