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봄 2019 소설 보다
김수온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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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어디에나 길이나 있다. 길이 있기에 입구와 출구가 있으며 막다른 길 또한 있다. 모든 길이 지도에 빠짐없이 표기되어 있으므로 언제 어디서든 길을 찾을 수 있다. 길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물건이나 아이를 찾을 수도 있다. 그래서 뭐가 됐든지 감추거나 숨길 수 없다. 단 한 번도 길을 헤매지 않고 모두 집에 도착한다. (11쪽)

불현듯 그녀는 자신이 지끔끗 누구에게도 떼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일찍 철이 든 척했지만 그녀의 삶은 그저 거대한 체념에 불과했음을. (78쪽)

시간이 흘러 체념의 삶으로 다시 회귀한다 하더라도, 한순간이나마 무언가를 욕망했던 기억이 있는 사람은 욕망을 모르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는 법이니까요. (87쪽)

저는 ‘읽다‘라는 행위가 참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을 두드려 자신의 감각을 일깨우는, 우리가 가진 오감과는 명백히 다르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묘한 행위입니다.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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