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태어나는 사람은 늙지 않을 것 같다. 몇 년에 한 번씩 오는 생일이니. 그리고 아이에게 가장 멋진 이름도 생길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고골리의 [외투] 속에서 나왔다'는 고골리 아버지의 말처럼. 그 이름은 그 누구의 가장 중요한, 바꾸지 못할 생명에서 나올 것이다. 러시아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 절대로 너를 버리지 않을거라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읽고 있던 [외투] 때문에 사고현장에서 생명을 건지게 된 아버지의 우연, 손자의 이름을 지어서 보낸 할머니의 편지가 분실되는 우연으로, 자식의 이름을 고골리라고 지었기에 고골리의 [외투]에서 우리는 나온 게 확실하다.   

여전히 고골리의 이름이 타인의 외투처럼 서걱대는 고골리는 니킬로 개명을 하지만, 그 또한 다른 외투에 불과하다. 완벽하게 현재에 적응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각자의 자라온 환경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문화에 따라, 등장하는 인물들이 읽는 책도 다르다. 아내인 모슈미는 고골리가 알 수 없는 프랑스책을 읽고 있고, 첫사랑 루스는 히피의 딸다운 책을 들고 있고, 맥신은 부유한 가족의 데릴사위가 된 화가의 책을 편집하고 있다. 고골리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그녀들, 그녀들만의 책과 음악과 음식이었다.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어떤 의미가 없듯이,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김춘수 [꽃] 중에서)'를 니킬로 개명후 나중에야 이름이 부여된 의미를 알게 된 고골리, 그제서야 고골리의 단편 [외투]를 읽게 된다. 그러나, 고골리인지, 니킬인지는 각자의 몫으로...  코로나가 발생하고 전염되고, 지금의 상황을 감히 상상이나 했겠나. 일례로 꽃과 마스크의 현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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