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인, 김이듬이 인터뷰한 스물네 명의 파리지앵들의 삶의 엿본다. 자꾸만 목적이라든가, 생산성을 따지게 된다. 타인의 삶을 드려다 본다는 것은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그들도 별반 다르지 않구나. 또는 부럽기도 하고, 자신을 드려다 보는 거울 역할도 하게 한다. 잠깐 만나서 나눈 그들에 관한 이야기에서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작가가 의도한, '파리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목소리로 실제의 파리를 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11쪽).' 로 시작하여, '나는 그들을 통해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사는 법 이상의 인생을 배웠다(224쪽).' 는 고백의 마무리에서 이 글의 목적과 생산성을 조금 알게 된다. 음,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대다수가 인정한다 해도 정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천천히 다시 걷고 싶은 파리 골목들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