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많이 얇은 건지, 지식이 많이 짧은 건지, 부화뇌동하는 일이 많다. 요즘 들어 결정의 어려움이 많다. 여행간다고 가방을 챙기는 일이 벌써 몇일째다. 최소한이 목표지만 그 작은 것이 자꾸 모여 크게 되니, 다시 풀었다가 짐을 다시 싸는 걸 몇번이나 새로 하고 있다. 고종석의 독서한담은 구어체 말투로 씌여져 있다. 친구가 읽고 난 책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것 같다. 편지는 그야말로 편지다. 낯선 단어들이 많아 사전을 찾아보며 읽었다. 언어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맹신을 하고 있는 분이라 절로 감탄을 하게 된다. 그 분이 추천한 책들을 읽어볼 요량이다. 벌써 이희재 '번역의 탄생', 정운영 '시선'은 구입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저자들을 따라하는 경향이 매우 크고 영향을 한꺼번에 받으면서, 나는 아주 없어질 정도로 작은 모습이 된다. 지끔쯤 나이에 와서는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른는 대로, 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이것저것 많은 걸 알아서 잘난척 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크다. 왜, 그 이유는 아직도 찾고 있다. 여행용 가방을 챙겨야 하는데 아직도 뭘 입고가지 그러고 있다. 무엇을 입고 가든, 가장 큰 목적, 편하면 되는데, 무엇에 초점이 가 있는지, 여전히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것 좀 벗어버리고 돌아 와야 한다. 그래서 내 몸이 가장 편한 옷으로 마음의 저울질을 몇번 씩하면서 챙겼지만, 동유럽 유람선 사고가 들린다. 주변의 걱정 인형들의 걱정을 안고 떠나야 한다. 내참, 그래도 간만에 잠을 설쳤다. 설렜다. 이런 기분이 참 좋다. 봄과 여름사이의 마음같은 유월이다. 이 맘을 어쩔까, 그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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