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있었던가 싶다. 흔히 봄날이 간다라는 말 속에는 실제적인 봄날보다는 추상적인, 개인의 화창하고 좋았던 시절을 음미하며, 추억하는 의미가 더 들어 있는 거 같다. 언젠가의 봄날 같은 표지가 노랑색인 이 책은 분명 이전부터 있었을 터인데, 이제야 펼친 것 보면 순전히 나에게서 봄날이 언제였더라, 벌써 여름이네, 하는 생각에서 일거다. 김영민의 다른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처음 대하는 단어들이 많다. 이 분의 스타일이라고 본다. 이영애와 유지태가 나오는 영화도 생각나고, 늘 여름날이 되어서야 봄날을 챙겼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그래서 봄날은 과거에 더 가까운 말 같다. 뜬금없이 남의 눈을 많이도 의식하며 살았구나, 그리고 타인에게 말도 많이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날 때마다 관리 아저씨는 심심하지 않냐고, 조금 쉬다가 무슨 일이라도 하라고, 어찌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지. 인사정도 나누는 사이인데...
장갑 이야기는 세상만사 새옹지마 같다. 명사와 동사의 세상 바깥에서 어긋남을 어긋냄으로 되받아치는 부사적인 움직임과 생활양식, 의욕으로 살아보자. 다정한 사람, 서늘한 학인이 되라 하네. 김수영 시인이 고은 시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부디 공부 좀 해라는 말이 있다.
영화 '퍼스트 리폼드'를 보았다. 지난 날의 잘못을 자폭으로, 자학으로 한번에 없앨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일은 결코 없고, 그래서는 절대 안 된다. 아무리 덮고 포장하여도 그 일은 그대로 남아 있다. 결국, 사랑과 연대만이 용서의 바탕이 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이해를 했다, 어렵다. 5월 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