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언니와 나눈 대화는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사실을 나에게 일깨워주었다. 그러니까, 어떤 이와 주고받는 말들은 아름다운 음악처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대화를 나누는 존재들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46쪽)
가족은 서서히 무너졌다. 실금이 생겼고 그건 조금씩 조금씩 넓게 번져갔다. 외부에서 봤을 때 흔들림 하나 없이 굳건하게 서 있었지만 아니었다. 폭풍도 이겨내고 비바람에도 견뎠지만 우리는 따뜻하게 비치는 아침 햇살에 가루가 되어 무너졌다. (158-159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