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읽어본다
장석주.박연준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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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이 쓴 책을 읽는 행위는 그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기, 그의 시선으로 보기,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와 같다. 책읽기는 누군가의 관점을 빌려 세상과 사물을 보고, 감정 이입empathy을 하는 행위인 것이다. 타인이 빚어낸 이 앎의 집적체를 뒤적이고 읽는 것은 낯선 사람, 나와 다른 감각의 존재, 즉 외국인, 탐험가, 역사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뜻이다. 책을 읽으며 편협한 주관성을 벗어나서 타자와의 공감 능력, 타자의이해와 앎을 내 것으로 취하면서 문해 능력을 확장한다. (30쪽)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비참할 정도로 많은 ‘거짓‘이 필요하다. 진실이라니. 진실이라니. "얼어죽는" 진실 따위. (97쪽)

물질적 풍족이 반드시 다를 테다. 지혜, 사랑, 올바름, 고요함, 영성, 초월 따위의 가치를 좇고 따를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내가 바란 것을 창조적 활도오가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삶이다. (124쪽)

학습 기억이 줄면 대뇌피질이 굳어지고 뇌의 사고 기능에서 유연성이 사라진다. 그 결과로 회의가 없는 자기 신념과 강화된다. 따라서 신념 기억의 이상 비대화는 사고의 빈곤, 생떼쓰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 학습 기억이 준 이들의 전형적 행태가 말의 무질서함과 생떼스기다. (160쪽)

내가 원하는 것을 못 가져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생각에 해피하게 지낸 시절이 있어. 아, 나는 어쩌면 이리 운이 좋은가 음미하다가 그 비결이 떠올랐어. 내가, 가질 수 있는 것만 원했다는 거야. 가지 못할 것은 아예 원하지 않았다는 것. (195쪽)

벗이 죽는 것은 기억을 하나씩 잃어버리는 것. 아는 이들이 다 죽으면 기억은 ‘제로‘로 돌아가 존재의 영도로 전락하는 것. (250쪽)

내게도 노화, 쇠락, 다가오는 죽음은 다 낯선 경험이다. 마흔을 넘기면 ‘늙어감‘과 마주친다. 피부는 탄력을 잃고, 성욕과 기억력은 감퇴한다. 신체의 쇠락과 마주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이다. 늙음과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은 불가피한 것.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고, "살아 있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죽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새삼스럽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그가 살았던 세월의 길이가 아니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가가 중요하다. (280쪽)

책읽기는 "기호 해독 행위"이고, "망막을 자극하는 이미지들이 좌측 후두측두열구의 가장자지로 전달되고, 해독"되는 과정이다. 이때 뇌는 화들짝 깨어나 반응한다. 책은 재미, 위로, 교양, 기쁨, 고요, 휴식, 자기성찰의 계기들을 준다. 오늘의 문명사회가 점점 더 책과 멀어지게 하는 것은 "동시다발적인 자극에 중독돼서 두꺼운 책을 읽는 데 필요한, 고도로 집중되고 한결같은 주의력이 부족"해진 탓이다. (3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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