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취약함":"상처받지 않는 초연함"의 상태,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상처가 만연하는 세상에서 - 나와 무관한 과거의 일(어쩌면 그 일로 지금의 내 삶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너를 만났을까)과 오지 않는 죽음의 미래까지 - 온전히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불교, 도교, 스토아주의, 에피쿠로스주의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현재에서 나의 태도에 집중한다. 의미가 있어 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의미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서로 부대끼면서 상처가 덜 아프도록 평정심을 유지하고 취약한 존재임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나 자신을 인식하면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 도미노처럼 일어나 무력하게 하는 상처도 있다. 그때는 어떻게 하나, 그간의 훈련과 연습으로 대처하면 되는가. 나만 상처받지 않으면 되는가? 나만 편안하고 초연하면 될까... 나의 상처를 제대로 인식한 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다. 드디어 두꺼운 돋보기를 맞췄다. 책읽기가 재미있다,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