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요일을 구분하기 힘든다. 밖을 나가니 한 낮에도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오가다니, 주말인가? 아니지. 목요일이다. 주중의 낮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다니, 자유로를 쓱하고 다녀왔다. 카페에도 사람들이 많다. 놀랍다. 한 낮에 많은 사람들을 마주 한다는 건 나의 사전에는 주말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유와 허용 범위가 조금 넓어졌다. 말투가 순하게 바뀌고 있다. 명령형에 가까웠는데 청유형으로 가고 있다.

일을 한다는 건 얻는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았네.

매일 한 권의 책을 만지고 기록하는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읽은 책이 나오면 더 자세히 봤다. 내가 읽은 책을 이 분들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까가 궁금했다. 자세히 보는 근간에는 기준점을 세우려는 마음과 이 분들의 기준을 넘고 싶은 욕심이 들어 있다. 아직도 잘 하고 있다, 잘 해야 된다는 마음이 남아있다.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하여는 분명 나를 위해서일 거다. 요즘의 나의 상황을 아는 친구는 나를 동반한 여행계획을 다 세웠단다... 나의 삶에 누구도 간섭하지 않도록, 함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만 부드럽게 거절해야겠지. 그녀의 선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그간 얼마나 많은 이들의 시간을 좌지우지 했는지 반성하게 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분노한 거까지.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 앞으로 바라는 바이다. 그들이 읽은 많은 책들을 쌓아 둔다. 책이 있으니 "그냥" 읽을 거고, 책이 있어 "마냥" 좋다. 내 생에 쌓여가는 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억수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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