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답다. 오가는 길이 많이 막혔다.

가는 길에 시어른들이 계시는 추모공원에서 허즈번은 부모님을 많이 그리워했다... 살아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보러 가는 게 최선이라 하여 제일 먼저 친정으로 처가로 달려갔다...

식구들의 먹을 것을 만들기 위해 80세의 엄마를 모시고 마트에서도 사고, 전통시장에서만 사야하는 것들로 여기저기를 무겁게 들고 오갔다. 잠시도 참지 못하고 움직이셔야 하고, 잘못이 아니고 약간의 불편함을 주는 조금의 삐뚤어 진것도 잠깐도 못참는 엄마의 성질을 대하고 보니 우리 오남매를 건사한 힘이 보였다. 아직도 총총한 총기를 칭찬해 드렸다...

모 기관에서 추천하여 대통령이 하사한 수의를 자랑스레 보여 주신 87세의 아빠에게 맏딸이 준비하면 장수하신다는 옛말로 수의값을 드렸드니 좋아하셨다...

 

 

생시몽의 글을 읽으면서 아빠의 기독교관의 변화와 맞물린다. 술 담배는 해서는 안된다. 주일성수는 꼭 해야 한다. 등등의 자식들에게 지속적으로 말씀하신 불변의 규칙들이 지금은 모두 흐지부지 되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강요하지는 않으셨다. 각자의 가치관을 존중해 주셨기에 서로의 처지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지고 있다...

 

"하나의 사상 A가 이전 시대의 [상황 A]에서 나오면, 다음 시대의 [상황 B]에서 그다음 사상인 B가 나오더라도 이전 사상인 A는 사라지지 않는다. A, B 각각의 사상이 나올 당시의 [상황 A]와 [상황 B]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 C]가 되면 새로운 사상인 C는 A, B를 다 버린 사상이 아니라 A의 변형인 A'나 B의 변형인 B'이거나 A+B가 될 수 있다(97쪽)."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생시몽의 [새로운 그리스도교]와 같은 과거의 사상을 읽을 때 그 '환상적 껍질 아래' 보지 못하고 있는 '천재적 사상의 맹아와 천재적 사상'을 보고 기뻐하는 것이다(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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