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필을 본 적은 있는가. 크루즈 광고, 사전편찬, 작가들, 테니스 대회, 카프카, 풍경, 사물과 사람, 심지어 갑각류까지, 모든 것을 대상으로 그 대상이 가진 모습과 성질의 내/외부를 이성적, 감정적, 총체적, 문화적, 현상적으로 아주 긴 각주까지 붙여서, 심지어 각주의 각주까지... 세밀하고 자세하게 집요하게 장대하게 월리스는 쓰고 있다. 단어들이 서로 연결되어 문장이 되어 하나의 풍경을 이루면서 몇 폭의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어떤 대상을 마주하거나 상황에 처할 때 느끼는 감정을-나에게는 잡힐 듯하면서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느낌을-아주 솔직하게 신랄하게 정확하게 적합한 말로 집어낸다. 윌리스는 모든 감각이 퍼덕 생생히 살아있어 불에 데인 듯한 글로, 한계치에 도달할 때까지 자신을 쉼없이 몰아부친, 그래서 또 다른 감각이 더 있어야 되는데, 너무도 견디기 힘들었을 거다... 말로하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더운 날이다. 아이가 태어나던 1994년 그때가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다. 이런 날 두번 다시 하지 않을 일로 책 읽기를 권한다... 어쩌면 여름방학은 마지막일 수 있다... 잘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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