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헌터
존 더글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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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비록 온 땅이 가린다고 할지라도

사악한 행동은 자꾸 일어나

사람의 눈에 띄고 말지니.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대사. 귀에 익지요. 바로, TV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1'에서 자주 들었던 대사예요. 진행자인 김상중 씨의 말이지요. 인상적이었어요. 진실의 문을 열기 위한 소중한 외침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본 오랫동안 기억하는 세 미제 사건이 있어요. 대한민국 3대 영구 미제 사건2이라고 불리는 사건들이지요. 그 세 사건은 ‘화성연쇄 살인사건(1986~1991년)3’,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1991년)4’, ‘이형호군 유괴 살인 사건(1991년)5'이에요. 공소시효가 지나기까지 끝내 범인이 잡히지 않은 안타까운 사건들이지요. 각각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2003)', '아이들... (Children..., 2011)', '그놈 목소리 (Voice Of A Murder, 2007)'로 영화화되기도 했어요. 정말 가슴 아픈 세 사건이에요. 이런 미제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던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 프로파일러의 시초. 존 더글라스가 있어요. 그의 회고록이 저에게 말을 거네요.


 '‘사냥꾼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라.’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가령 동물의 세계를 그린 다큐멘터리를 한번 생각해보라.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에 사자 한 마리가 있다. 그 사자는 물가에서 목을 축이는 영양 떼를 본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든 수천 마리의 영양 중 단 한 마리를 집어낸다. 우리는 사자의 눈빛에서 이를 읽을 수 있다. 사자는 동물적 후각을 발동하여 영양 무리 중 가장 허약하고 맥없고 만만한 희생물을 한 마리 골라낸다. 사자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훈련되어 있는 것이다.
 범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내가 그들 부류의 한 사람이라면 나는 매일 사냥에 나가는 그 순간 가장 만만한 먹잇감을 찾을 것이다.' -36쪽.


 역지사지(易地思之). 범죄자들 밝혀, 체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건 역지사지네요.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보면, 맹수가 사냥을 하잖아요. 존 더글라스도 그 비유를 하며, 사냥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고 해요. 가장 기본일 거예요. FBI 수사관으로서 마인드헌터6인 그. 수많은 UNSUB(unknown subject 미확인 범죄자)를 검거한 그. 25년간 악전고투(惡戰苦鬪)했어요. 그는 '흉악범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여행길은 끊임없는 경탄과 통찰이 뒤따르는 발견의 길이다.(225쪽)'라고 하네요. 그 가시밭길. 그 길에 그의 빛나는 발자국이 남았을 거예요. 그런데, '프로파일링 업무에 종사하다보면 자기의 의견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늘 안고 살아야 한다. 그 위험은 엉터리라는 질책을 감수해야 하는 개인적 측면보다는 틀린 의견으로 또 다른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는 것을 미리 예방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더 크다.(555쪽)'라고 고백해요. 그랬기에 더 필사적으로 매달렸을 거예요. 그럼에도 때로는 괴룡을 잡지 못하기도 했고, 또 괴룡 때문에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고 해요. 


 총 19장의 이야기. 장마다 알맞은 범죄 사례를 알려줘요. 그리고 어떻게 프로파일링을 했는지 설명하고 있고요. 흡사 셜록 홈즈 같아서 감탄하기도 했지만요. 너무나 가슴 아픈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울컥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매춘부와 토플리스 댄서들을 납치, 숲에 풀어놓고 사냥하듯 쏘아 죽인 로버트 핸슨의 이야기를 비롯해서요. 그에 못지않은 잔인한 범인들의 이야기! 정말 천인공노할 범인들의 이야기였어요! 손이 떨리는 것 같았어요. 마치 우리나라의 유영철7, 강호순8 등의 흉악범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서 영광스런 상처를 안고 싸우는 한 영웅도 봤어요. 비장한 영웅. 존 더글라스였어요. 그의 노고에 감사하게 되네요. 그가 열었던 수많은 진실의 문이 있었기에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았던 거예요.   




 덧붙이는 말.

 

 1.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NETFLIX 드라마 <마인드헌터>의 원작이라고 해요.

 2. 존 더글라스는 토머스 해리스가 쓴 베스트셀러 <양들의 침묵>과 <레드 드래곤>에 등장하는 FBI 요원 잭 크로포드의 모델이라고 해요. 또, 그는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제이슨 기디언의 모델이라고 하고요.

 3. 2006년 출간된 <마인드헌터>의 개정판이에요.    


 

  1. https://namu.wiki/w/%EA%B7%B8%EA%B2%83%EC%9D%B4%20%EC%95%8C%EA%B3%A0%EC%8B%B6%EB%8B%A4
  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06/2015020601943.html
  3. https://namu.wiki/w/%ED%99%94%EC%84%B1%20%EC%97%B0%EC%87%84%EC%82%B4%EC%9D%B8%20%EC%82%AC%EA%B1%B4?from=%ED%99%94%EC%84%B1%EC%97%B0%EC%87%84%EC%82%B4%EC%9D%B8%EC%82%AC%EA%B1%B4
  4. https://namu.wiki/w/%EA%B0%9C%EA%B5%AC%EB%A6%AC%20%EC%86%8C%EB%85%84
  5. https://namu.wiki/w/%EC%9D%B4%ED%98%95%ED%98%B8%20%EC%9C%A0%EA%B4%B4%20%EC%82%AC%EA%B1%B4
  6. 인적자원 스카우터를 헤드헌터라고 하듯 범죄자의 심리 상태를 이용, 검거를 지원하는 수사관을 마인드헌터라 부른다고 해요.
  7. https://namu.wiki/w/%EC%9C%A0%EC%98%81%EC%B2%A0
  8. https://namu.wiki/w/%EA%B0%95%ED%98%B8%EC%88%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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