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나 스토리콜렉터 56
마리사 마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북로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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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 조카가 있어요. 여자 아이에요. 조카가 어릴 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지요. 특히,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1937)를 좋아했어요. 덕분에 저도 여러 번 봤고요. 아는 내용이지만, 재밌더라고요. 상상하게 했고요.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가르침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런 동화의 인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든 이야기가 있네요. 바로, 루나 크로니클(Lunar Chronicle) 이야기들이에요. 신데렐라, 빨간 모자, 라푼젤, 백설공주의 이야기들이지요. 신데렐라는 사이보그 정비공 신더, 빨간 모자는 우주선 조종사 스칼렛, 라푼젤은 인공위성에 갇힌 천재 해커 크레스, 백설공주는 여왕의 폭정에 맞선 혁명가 윈터라고 해요. 아쉽게도 저는 SF Romance Fantasy인 루나 크로니클(Lunar Chronicle) 이야기들과 아직 대화를 나누지 못했네요. 그렇지만, 그 프리퀄(prequel)인 '레바나'를 만났어요. 대화도 나눴고요. 신더의 이모이자, 윈터의 의붓어머니인 레바나! 제가 '레바나'와 나눈 대화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해요.

 

 짝사랑하는 열여섯 소녀 레바나. 상대는 왕실 근위병인 에브렛 헤일 경이에요. 그런데 그는 유부남이에요. 그의 아내 이름은 솔스티스. 임신을 했지요. 안타깝게도 솔스티스는 아이를 낳다가 세상을 떠나요.

 

 '레바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온몸을 쾅쾅 때리며 울려대는 음악을 몰아내보려고 했다. 손님들의 조롱 섞인 웃음. 언니의 비웃는 말들. 채너리는 이해하지 못한다. 레바나는 단순히 에브렛의 죽은 아내를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자신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헌신하고, 더 많이 신비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그가 언젠가 다른 사람을 사랑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 것이다.' -98쪽.

 

 루나의 공주인 레바나. 부모님의 죽음으로 여왕이 된 언니, 채너리. 레바나는 에브렛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해요. 채너리는 이해하지 못하지요. 채너리는 남자들과 뒷소문을 만드는 여인이었으니까요.

 

 '레바나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려고 했다. "모르겠나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원래 그런 거예요. 도무지 통제되지 않는 모순되는 감정과 휘몰아치는 격정. 늘 속이 뒤틀리면서 그 사람에게서 도망가야 할지…… 아니면 그 사람과 '함께' 도망쳐야 할지도 결정할 수 없는 그런 기분."' -104쪽.

 

 결국에는 레바나와 에브렛이 결혼하지요. 레바나는 윈터의 의붓어머니가 되고요. 그런데, 언니인 채너리가 질병으로 사망해요. 딸인 셀린을 놓고요. 그래서 레바나가 섭정 여왕이 되지요. 그런데, 얼마 후 셀린마저 화재로 사망 선고를 받게 되지요. 이제 레바나가 여왕이에요.

 

 '언니의 말이 되돌아와 레바나의 귀를 천둥처럼 울리고 가슴 속 빈 곳을 속속들이 채웠다.

 사랑은 정복이야. 사랑은 전쟁이라고.

 '이게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야.'' -231쪽.

 

 레바나의 사랑을 놓아두는 에브렛. 그를 잃으며 레바나가 한 생각이에요. 사랑은 정복이고, 전쟁이라고요.

 

 '남자는 복종을 힘들어하고 여자는 뭔지 모를 결핍을 갖고 있다'

-자크 라캉(프랑스의 정신분석가)

 

 레바나에게는 사랑 결핍이 있었어요. 결핍은 욕망의 뿌리가 되었고요. 언니인 채너리가 어린 레바나에게 화상을 입게 했지요. 그래서 레바나는 마법으로 외모를 아름답게 했고요. 그렇지만, 거울에는 레바나의 민낯이 보이지요. 흉터 있는 레바나는 받지 못한 사랑을 반격했어요. 사랑 결핍을 과잉 보상받으려고 했지요. 그래서 이루기 힘든 유부남인 에브렛에게서 사랑받으려고 했고요. 또, 왕좌를 이어받아 백성에게 사랑받으려고 했어요. 에브렛과 왕좌, 둘 다 얻었지만, 불안정했어요. 기대치가 높았던 레바나. 불평과 원망이 일어났고 미움과 적대감으로 이어졌지요. 게다가 레바나의 사랑을 내려놓는 에브렛. 그를 잃으며 레바나는 악녀가 되었지요. 사랑은 정복이고, 전쟁이라고 하면서요. 사랑 결핍이 잘못된 욕망으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자신을 파괴했어요.

 

 '레바나는 마법으로 완벽한 미모를 만들어내려고 갖은 노력을 다 했다. 자신의 어머니보다, 채너리보다, 루나의 왕좌에 앉았던 그 어느 여왕보다 아름다운 여왕이 되려고 했다.' -184쪽.

 

 '그의 말이 맞을까? 내가 마법으로 만들어낸 이 아름다움과 완벽함 뒤에 숨어 있으면, 그는 나를 결코 알 수 없고, 신뢰할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는 걸까?' -153쪽.

 

 이 책 '레바나'의 원제는 'Fairest'라고 해요. 여기에서는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뜻이겠지요. 레바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가 아름답지 못해서라고 생각했어요. 가장 사랑받고 싶었으니, 가장 아름답고 싶었고요. 가장 아름다운 아내, 가장 아름다운 여왕이고 싶었지요. 마법으로요. 그런데, 이루지 못했어요. 그리고 깊은 수렁에 빠졌고요. 그 마법에는 진실이 없었으니까요. 레바나를 신뢰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사랑받지 못했으니까요.  

 

 루나 크로니클(Lunar Chronicle) 이야기들의 프리퀄(prequel)인 '레바나'는요. 제게 감탄사였어요. 감탄에 또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동화가 가진 상상력, 감동, 가르침을 품고 있었고요. 또, 거기에 매혹하는 힘까지 갖고 있었어요. 좋네요.

 

 

 

 

 

 

스토리콜렉터스 2017로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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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7-22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자가 결핍이 심하면 집착이 심해져요. 자신이 상대방보다 우월하게 보일려고 상대방을 통제합니다.

사과나비🍎 2017-07-22 18:5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cyrus님의 말씀! 맞는 것 같아요~^^* 그럼,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