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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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4월, 아버지께서는 췌장암, 직장암 수술을 하셨어요. 작년 6월에는 어머니께서 건강 검진을 하시고, 대장의 제자리암을 제거하셨고요. 언제나 젊으시고, 건강하실 거라고 생각했던 부모님. 그런데, 이제는 연세가 많으시고, 아프시기도 해요. 부모님께 해드린 게 없는 저. 한없이 부끄럽더라고요.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자 아들러 심리학의 깊은 이해를 가진 기시미 이치로의 글을 만났어요.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라는 책이에요.


 실제로 지은이는 20대에 마흔아홉의 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3개월 동안 병실에서 어머니를 간병했다고 하고요. 지은이의 50대부터는 알츠하이머에 걸리신 아버지를 오랜 기간 간병했다고 해요. 지은이 자신도 50대 초반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관생동맥 우회술을 받고 아버지의 간병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고요. 특히 알츠하이머에 걸리신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좋지 않았던 관계를 회복했다고 하네요. 지은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들러 심리학으로 밑그림을 그렸어요. 우리는 그가 그려준 밑그림에 색을 입혀야겠지요. 부모님과 함께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모님. 지금은 함께 계시지만, 언젠가는 헤어지게 될 부모님. 그러니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사이 좋게 살아가라고 해요. 그렇게 부모님과 함께 '지금, 여기'를 살아가게 될 거라고 해요.


 '자식이란 가면을 쓰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부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아버지가 틀린 말씀을 하시더라도 고쳐주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아버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가면을 벗으라' 중에서 (가제본 193~194쪽.)


 가면을 벗고 인간으로서 부모님과 마주하라는 기시미 이치로.


 '부모님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부모님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가족끼리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깨닫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부모님이 사실은 가족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었다는 것을요. 그렇게 가족에게 기여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우리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중에서 (가제본 214~215쪽.)


 부모님께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된다는 기시미 이치로.


 기시미 이치로의 이야기에 감응했어요. 저도 아버지께서 암 수술을 하시고, 항암치료를 받으시면서 함께 다닐 때가 많아졌어요. 또 어머니의 건강 검진으로 여러 진료를 받으실 때 동행하게 됐고요. 부모님의 건강이 큰 관심사가 됐지요. 특히 아버지는 암 수술 후 재발, 전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지내고 있어요. 부모님께 부족하기만 한 저. 부모님께서 저와 함께 계신 시간이 소중한데, 잊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꽃이 피면, 언젠가는 지겠지요. 부모님도 언젠가는 지실 거예요. 오랫동안 사르신 삶의 아름다움으로 존중받으셔야겠지요. 이제 꺼져가는 촛불을 살리려는 저! 부모님과 함께 있는 이 때! 소중하고 소중하네요.


 '지금도 가끔 아버지와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부모님이 생전에 하셨던 말씀이 제 마음에 새겨 있고, 그 말씀이 지금도 제 안에서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맺음말' 중에서 (가제본 259쪽.)


 꽃이 지면 열매를 맺지요. 부모님께서 남기신 열매인 가르침의 말씀! 감사하게 될 거예요. 지은이인 기시미 이치로에게 지금도 힘이 되어주고 있는 부모님의 말씀! 이 책은 제게 힘이 되어줄 부모님의 말씀을 담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부모님과 저의 관계, 부모님을 보살필 때 새겨야 할 것, 더 나아가 그것들을 바탕으로 인생의 여정까지 생각하게 됐고요. 저와 부모님께서 함께하는 여행의 좋은 안내서인 이 책! 이제 그 아름다운 여행의 발자국을 여기저기 남기게 될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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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3-22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은 하나로 연결해주는 상징‘이란 글귀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저도 얼마전 책으로 받은 위로가 상당 했었는데 사과나비님 글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이런 말씀 도움이 될까싶지만 (긁적긁적) 곁에 계시는 사과나비님 마음이 부모님께 잘 전해지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사과나비🍎 2017-03-23 22:56   좋아요 0 | URL
아,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 제가 서재를 잘 관리를 안 하다가 보니, 이렇네요...^^;
아, 해피북님의 말씀이 당연히 많은 도움이 되지요~^^* 이 사막 같은 제 서재에 오아시스 같은 댓글이에요~^^* 정말 감사해요~^^* 좋은 밤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