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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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명의 눈동자(1991.10.07.~1992.02.06.)'라는 우리 드라마가 있어요. 소설이 원작인데요. 저는 오래 전에 드라마만 봤어요. 방영 당시에 인기가 아주 많았다고 해요. 이 드라마의 윤여옥(채시라)이 위안부였지요. 최대치(최재성)와 윤여옥(채시라)이 철조망 사이로 입맞춤하는 장면이 유명하구요. 그리고 2016년 2월 24일, '귀향'이라는 영화도 개봉을 했어요. 저는 아직 안 봤는데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라고 하네요. 여기에 '몽화'라는 소설도 있어요. 2016년 3월 29일에 나왔지요.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의 쓴 위안부 이야기예요.

  

 (사진 출처: 북폴리오 페이스북)

 

 세 소녀의 이야기예요. 일제 시대에 한정인, 차영실, 서은화, 이 세 소녀는 친구예요. 정인의 아버지는 일본의 앞잡이예요. 그래서 정인은 그런 아버지를 싫어하구요. 영실은 국밥집을 하는 이모에게 맡겨진 신세예요. 은화는 기생집인 화월각의 주인에게 거두어져 자란 딸이에요. 이 세 친구는 천변 나무다리 아래 은신처에서 우정을 다지구요. 세 소녀는 그곳에서 꿈 이야기를 해요. 정인은 현모양처, 예술가구요. 영실은 선생님, 은화는 작가가 꿈이지요. 그렇게 이 소녀들은 꿈꾸는 꽃들이에요. 그리고 정인은 불란서로 유학을 가게 돼요. 영실도 일본으로 일하면서 공부하러 가게 되구요. 은화는 키워준 보은으로 기생이 되는 걸 고민하다가 화월각을 나오지요. 일본으로 가 간호부가 되고 싶어해요. 그렇지만, 위안부가 돼요. 고통을 받지요. 한편 영실은 만주에 계신 줄로 생각한 아버지를 찾아가 만나게 돼요. 만주에서 강제 징용되어 일본의 탄광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를요. 영실의 아버지는 정인의 집에서 머슴이었던 칠복과 함께 있어요. 칠복은 정인의 오빠를 대신해서 온 거예요. 영실의 아버지는 사고 후, 사망하구요. 칠복은 탄광에서 한정우라는 청년과 탈출하지요. 한정우는 다시 붙잡히구요. 칠복은 도망가다가 탈진한 은화를 만나요. 은화도 탈출한 거예요. 그는 은화와 함께 영실에게 가요. 그나저나 불란서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정인은 우울증이 있구요. 

  

 (사진 출처: 북폴리오 페이스북)


 '몽화'는 그 시대, 위안부와 강제 징용의 아픔을 잘 그려냈어요. 또, 중심 인물들인 세 소녀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개성이 있어요. 영실의 이모인 조을순과 그녀의 정부인 일본 상인 나카무라. 그리고 강제 징용된 칠복과 정한우. 또, 화월각의 아들 태일. 각자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그리고 가투 놀이1와 시조로 그 시대를 잘 나타내고 있어요. 정인이네 집에서 가투 놀이를 하는 모습이 있구요. 그리고 영실과 은화가 시조를 읊기도 해요. 영실은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윤선도의 '오우가'2를 읊구요. 은화는 위안부의 아픔으로 자살을 결심하며, 정민교의 '간밤에 부던 바람에'3를 읊어요. 그런데, 아쉬운 건요. 이야기의 개연성이 적어요. 영실의 아버지가 칠복과 함께 있는 것. 강제 징용에서 탈출한 칠복이 위안부에서 나온 은화와 만나는 것. 은화가 항구에서 정한우를 만나는 것. 이렇게 우연이 너무 많이 겹쳐요.  

 

"꺾이고 짓밟혀도, 스러지지 않고 꿈꾸는 꽃'


 '몽화'의 띠지에 적힌 글이에요. 위안부였던 은화. 정말 꺾이고 짓밟혀도, 스러지지 않고 꿈꾸는 꽃이에요. 희망을 꿈꾸는 꽃이에요. '희망은 깨어 있는 꿈이다'4라고 하잖아요. 꿈을 꾸며, 희망을 놓지 않아요. 치욕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지만, 새로운 삶을 이어가려고 하지요. 희망을 꿈꾸지요. 또, 영실의 아버지와 칠복도 강제 징용으로 고통을 당해요. 그래도 '겨울이 오면 어찌 봄이 멀겠는가.'5라고 시인이 말했어요. 봄이 가까웠지요. 그렇지만, 봄 안에서도 겨울을 잊지 말아야 해요. 위안부와 강제 징용의 슬픔과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일본이 책임과 반성이 없다고 외치는 지금, 더 기억해야 해요. 그렇게 겨울을 기억하는 봄의 꽃이 더 맑고 깊으며, 향기로울 거예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1. 시조를 적은 종이쪽을 가지고 하는 부녀자들의 놀이.
  2.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 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오우가 중 제6수.
  3. '간밤에 부던 바람에 만정도화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오려 하는고야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슴하리오.'
  4.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 그리스 철학자.
  5. 퍼시 셸리(1792~1822). 영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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